2026. 8. 1. 13:13ㆍAI
AI로 코드를 만드는 일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.
간단한 웹앱, 자동화 스크립트, 내부 도구, 문서 정리 도구 정도는 자연어 설명만으로도 빠르게 만들 수 있다.
하지만 막상 작업을 해보면 한 가지 문제가 반복된다.
AI는 빠르게 만들지만,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놓치면 결과물도 쉽게 흔들린다.
처음에는 “이런 기능 만들어줘”로 시작한다.
AI는 코드를 작성한다.
조금 고쳐달라고 하면 또 고친다.
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요구사항이 섞이고, 이전 결정이 사라지고, 기능의 기준이 애매해진다.
결국 문제는 AI의 속도가 아니라 개발을 이끄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.
이 글은 내가 정리하고 있는 사람 주도 AI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의 첫 번째 글이다.
이번 글에서는 전체 컨셉과 목적을 설명하고, 이후 글에서 요구사항, 분석, 설계, MVP, 검증 단계를 하나씩 다룰 예정이다.
왜 방법론이 필요한가
AI 개발 도구를 쓰면 구현 속도는 확실히 빨라진다.
하지만 속도가 빨라진 만큼 다음 문제가 더 자주 생긴다.
-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구현이 시작된다.
- 대화 중 결정한 내용이 문서에 남지 않는다.
- 기능을 추가할수록 처음 의도와 달라진다.
- AI가 이전 맥락을 잘못 기억하거나 누락한다.
- 검증 없이 “그럴듯한 결과”를 완료로 착각한다.
AI가 코드를 잘 만든다고 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본 단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.
오히려 AI를 제대로 쓰려면 사람이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.
- 무엇을 만들 것인가
- 왜 만드는가
- 어디까지 만들 것인가
- 어떤 기준이면 완료인가
- 무엇은 이번 버전에서 하지 않을 것인가
- 변경과 결정은 어디에 기록할 것인가
이 기준이 있어야 AI는 단순한 코드 생성기가 아니라 개발을 돕는 작업 에이전트가 된다.
사람 주도 AI 개발이란
사람 주도 AI 개발은 말 그대로 사람이 방향과 판단 기준을 잡고, AI가 정리와 구현과 검증을 돕는 개발 방식이다.
핵심은 AI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지 않는 것이다.
AI는 빠르게 정리하고, 코드를 만들고, 문서를 비교하고, 누락을 찾는 데 강하다.
하지만 “이 제품이 왜 필요한가”, “이번 버전에서 무엇을 제외할 것인가”, “이 결정이 비즈니스나 사용자에게 맞는가” 같은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.
그래서 이 방법론에서는 역할을 이렇게 나눈다.
| 사람 | 목적, 우선순위, 최종 판단 |
| 작업 에이전트 | 문서 작성, 설계 보강, 구현, 로그 기록 |
| 검증 에이전트 | 독립 검증, 불일치 탐지, 누락 확인 |
AI는 개발을 대신하는 존재라기보다, 사람이 정한 기준을 빠르게 실행하고 점검하는 협업자에 가깝다.
전체 흐름
이 방법론의 기본 흐름은 다음과 같다.
의도 정의
-> 요구사항 정의
-> 분석
-> 관계와 모순 정리
-> 설계
-> MVP 범위 고정
-> 구현
-> 검증
-> 로그 기록
-> 피드백
-> 규칙/템플릿 개선
각 단계는 다음 질문에 답하기 위한 것이다.
| 의도 정의 | 왜 이걸 만드는가? |
| 요구사항 정의 |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? |
| 분석 | 이것은 어떤 문제 구조인가? |
| 관계 정리 | 요구사항끼리 어떻게 연결되는가? |
| 설계 | 어떤 구조로 만들 것인가? |
| MVP | 첫 버전은 어디까지인가? |
| 구현 | 실제로 무엇을 바꿀 것인가? |
| 검증 | 기준대로 되었는가? |
| 로그 | 왜 그렇게 결정했는가? |
| 피드백 | 다음에는 무엇을 개선할 것인가? |
중요한 점은 이 흐름이 거창한 대형 프로젝트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.
개인 홈페이지, 작은 업무 도구, 자동화 스크립트에도 적용할 수 있다.
작은 프로젝트일수록 문서는 짧아도 된다.
다만 기준은 있어야 한다.
이 방법론에서 중요한 산출물
이 방식에서는 대화만 믿지 않고, 기준을 문서로 남긴다.
기본 산출물은 다음과 같다.
README.md
AGENTS.md
docs/session-start.md
docs/requirements.md
docs/analysis.md
docs/system-design.md
docs/mvp-spec.md
docs/verification-agent.md
logs/conversation-log.md
각 문서의 역할은 분명히 나눈다.
| requirements.md | 무엇을 만들지 정의 |
| analysis.md | 요구사항을 문제 구조로 분석 |
| system-design.md | 어떤 구조로 만들지 정의 |
| mvp-spec.md | 첫 버전의 정확한 범위 정의 |
| verification-agent.md | 검증 기준 정의 |
| conversation-log.md | 결정과 변경 이력 기록 |
| AGENTS.md | 작업 에이전트가 따라야 할 규칙 |
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간단하다.
요구사항, 분석, 설계, 로그가 한 문서에 섞이면 나중에 기준을 복원하기 어렵다.
AI에게 다시 작업을 맡길 때도 어떤 문서를 우선해야 하는지 모호해진다.
문서의 목적이 분리되어 있어야 다음 세션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이어갈 수 있다.
검증은 왜 따로 두는가
AI와 함께 작업할 때 특히 중요한 단계가 검증이다.
작업을 한 에이전트는 자신이 만든 결과를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다.
하지만 설명이 그럴듯하다고 해서 결과가 맞는 것은 아니다.
그래서 검증은 가능하면 독립적으로 수행한다.
검증 기준은 네 가지로 나눈다.
- 산출물 구조 검증
- 내용 정합성 검증
- 방법론/인수인계 검증
- 통합 흐름 검증
나눠서 보면 세부 문제를 잘 찾을 수 있고, 마지막에 통합 흐름으로 보면 전체 연결이 끊기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.
또한 검증 후 수정은 다음 흐름을 따른다.
분할 검증
-> 발견사항 목록화와 우선순위 결정
-> 묶음 수정
-> 통합 검증
-> 연결 문제 수정
-> 최종 스모크 검증
즉, 문제를 발견하자마자 하나씩 고치기보다 먼저 모아서 우선순위를 정한다.
그 다음 같은 원인을 가진 문제를 묶어서 수정하고, 마지막에 전체 흐름을 다시 확인한다.
이 방법론의 목적
이 방법론의 목적은 AI를 쓰면서도 개발 기준을 잃지 않는 것이다.
AI가 코드를 빠르게 만드는 시대에는 “얼마나 빨리 만들었는가”보다 “무엇을 기준으로 만들었는가”가 더 중요해진다.
사람 주도 AI 개발은 다음을 목표로 한다.
- 요구사항을 명확히 기록한다.
- 분석을 통해 문제 구조를 드러낸다.
- MVP 범위를 분명히 정한다.
- 구현 전에 판단 기준을 만든다.
- 검증을 통해 누락과 불일치를 찾는다.
- 결정과 변경 이유를 로그로 남긴다.
- 반복되는 방식은 규칙과 템플릿으로 만든다.
결국 핵심은 하나다.
AI가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, 사람이 방향과 기준을 세운다.
다음 글
다음 글에서는 첫 번째 단계인 요구사항 정의를 다룰 예정이다.
단순히 “기능 목록을 적는 것”이 아니라, AI와 협업하기 위해 요구사항을 어떻게 나누고, ID를 붙이고, MVP와 후속 범위를 어떻게 구분할지 정리해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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